나는 적어두는 것 보다는 머리속에 두고 기억하려는 편인가요?
생산성과 효과적인 업무시스템의 권위자인 David Allen 은 해야 할 일이나 프로젝트는 머리속에서 하나도 남김없이 다 꺼내서 적어두는 것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합니다. 왜 그럴까요?
머리에 넣어두고 기억하려고 하는 것은 집중력과 업무효율에 치명적이기 때문이에요. 내가 해야할 일을 적은 후 놓아주지 않으면 내 의지와 관계없이 두뇌의 한 부분에서는 계속 붙들고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런일이 하나, 둘, 계속 더해지면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피곤해지고, 지금 하는일에 빠져들기가 어려워집니다.
반대로 내가 해야 할 모든 업무와 과제들을 한 곳에 적어놓고, 머리속에서 완전히 놓아주면 그만큼 마음도 가벼워지고, 실제로 집중해야 할 일에 더 깊이 몰두할 수 있습니다 . 기억나는대로 지금 할 일이나, 앞으로 해보고 싶은 것, 단기적 또는 장기적 계획과 목표등도 일단 다 적어둔 후에, 두뇌에서 붙잡고 있던 끈을 완전히 놓아주면 편안함과 자유로움 마저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중 한가지씩 업무를 할때에는 다른 맴도는 생각을 붙잡을 필요없이 지금 내가 하는 일에만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잡다한 할일들을 머리속에 가지고 있으면, 무의식 중에서도 우리의 뇌는 이 것들을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계속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적어두지 않고 머리에만 넣어두는 경우에는 하는 일이 없어도 휴식을 취해도, 잠을 자고나도 왠지 피곤함을 느낍니다. 눈 앞의 과제에도 물론 몰두하기가 어렵워 집니다. 고도의 집중이나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창조해 낼 충분한 여백이나 공간이 뇌에 없다는 논리이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중요한것은 시간이 아니라 공간입니다. 내가 작업을 하려고 해도, 작업 공간이 필요하듯, 두뇌도 많은 집중이나 다양한 생각을 펼쳐놓고 창조적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거에요. 이런 공간이 여러 해야 할 일들로 꽉 차있다면 두뇌가 마음껏 활동하기가 어렵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요.
또한, 정말 가치있는 일을 해내는 것은 시간이 아닌 것 같아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는데 들어가는 시간은 거의 순간적입니다. 커다란 기회를 볼 수 있고, 그것을 붙잡을 수 있는 발상을 떠올리는 것 또한 시간이 부족해서 안 되는 것은 아닌것 같아요.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일들을 하는데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것 뿐입니다. 정말 중요한 일, 내 사업이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해서 실행 하는 것은 시간보다는 그 즉시 떠오르는 창조적 생각, 발상, 아이디어에 훨씬 더 가깝습니다. 그러려면 시간보다는 뇌가 생각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우리가 잡다한 할일들을 모조리 머리에서 끌어내서 종이나 전자 할일 리스트에 적어 놓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내가 해야 할 일들을 하나 하나 몇 시간이 걸리던, 한 나절을 소비하던 더 이상 꺼내 놓을게 없을때 까지 모조리 종이에 적어보면 잔잔히 밀려오는 안도의 편안함과 기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모든 할일들이 다 적혀있기때문에 우리의 뇌는 그 것들을 더 이상 붙잡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할일 뿐만 아니라, 떠오르는 생각, 아이디어, 기록해 두고 싶었던 모든 항목들도 바로 그 이유때문에 적어놓아야 합니다.
이때 할 일들은 할일 리스트에, 언젠가 다시 보고 싶거나 검토할 가능성이 있는 것들은 에버노트와 같은 노트파일 또는 파일 캐비넷에 넣어두면 됩니다. 이 두가지의 경계선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다시 복잡해지고 길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깔끔하게 이 두가지를 분류해서 정리해 두면, 마치 무거운 짐이 내려진 것 처럼 가볍고 상쾌한 느낌을 갖게됩니다. 뇌에 충분한 공간을 두고 정말 중요한 생각과 발상등을 할 수 있게됩니다. 간단한 것 같지만, 매우 생산성에서 매우 핵심이 되는 부분입니다. 적어 둔 것은 이미 나눈 라이프 시스템 방식으로 분류해서 우선순위 대로 처리하면 되는 거에요.
아직까지 안 해보았다면, 이번 주에는 해야할 일 모조리 머리에서 꺼내서 종이나 전자 할일 리스트에 모두 적어볼까요? 종이에 적는다면 한장에 하나씩만 적어보세요. 그러면 거기에 다음 행동 리스트를 적어두고, 우선 순위로 분류해서 하나씩 실행한 후에, 동그랗게 공처럼 구겨서 휴지통에 던져 넣으면 됩니다.
참, 무엇을 하는 도중에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이나 할 일이 있을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하는 일의 흐름이 끊기면 안되는데, 그때 적어놓지 않으면 곧 잊어버리거나, 아니면 두뇌가 그것을 붙들려고 애를 쓰게 되잖아요.. 이런 때를 위해서 작은 메모패드와 펜을 책상위에 두고, 생각날때 간단히 적어놓고 다시 하던일로 돌아가는 거에요. 한참 있다가 또 다른 할 일이 생각나면 10초 내로 간략하게 적어두고 머리속에서는 놓아 주는거에요. 그렇게 하면,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뒷전에서 애쓰는 두뇌에 짐이 가벼워져서 하던 일에 다시 전력으로 몰두할 수 있게됩니다.
윤필홍 선생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해요.